"흔들리는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하여"-게슈탈트심리치료
- cinogun
- 6월 24일
- 2분 분량

어제는 하루 종일 홈페이지를 새로 단장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작은 버튼 하나, 사진 하나까지도 허투루 둘 수 없어서
하나하나 손보다 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어 있었죠.
바쁜 하루였지만 이상하게 허전하지는 않았어요.
마치 무언가 내 안을 정리하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니,
문득 ‘그림’ 생각이 났어요.
어제는 그림을 그리지 못했거든요.
생각해보면 그림을 그린다는 건 단순히 손을 움직이는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아주 많은 조건이 맞아야 가능한 특별한 움직임이죠.
우선 시간이라는 틀을 비워두어야 하고,
무엇을 그릴지 마음 안에 어떤 형상이 있어야 해요.
그걸 어떤 재료로,
어떤 감정으로 꺼내어 놓을지도 고민해야 하고,
무엇보다 지금 내가 정말
‘그리고 싶은가’를 물어야 하죠
그림을 그리는 건 결국 종합적인 삶의 움직임 같아요.
누군가는 그림을 통해 마음을 정리하려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시간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어떤 이는 그냥 그 순간이 좋아서 그리고,
또 어떤 이는 아픔을 견디기 위해 색을 뿌리겠죠
나에겐 그림이 그런 것 같아요.
삶의 정리이자 감정의 배출이며,
또 내면의 한 기도 같은 시간.
그래서 아무 때나 그릴 수가 없어요.
모든 조건이 조용히 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는 그때에야
비로소 연필을 들 수 있어요.
그런 생각이 들 무렵,
나의 멘토께서 한 권의 책을 추천해주셨어요.
『위대한 대화』라는 책이었어요.
잠깐 펼쳐 읽었을 뿐인데도 묘하게 마음이 고요해지더군요.
머릿말 중 이어령 교수님의 이런 구절이 있었어요
“바람은 나무를 흔들고, 파도는 바다를 흔들지만
그 모든 흔들림은 결국 제자리를 찾아가는 힘이다.”
한참을 멈춰 그 문장을 바라보았어요.
‘흔들리는 것’에 대해 그렇게 받아들이는 시선이라니.
우리는 흔들리는 걸 두려워하며,
멈추거나 피하려 들지만
사실 그 흔들림이야말로
생명 있는 것들이 가진 고유의 힘이라는 걸
그는 조용히 그리고 강하게 말하고 있었어요.
오늘 아침, 나는 그 책을 지인에게 선물했어요.
그녀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했거든요.
내가 그림을 그리듯,
그녀에게는 글이 그런 흔들림일 것 같아요.
그림이든 상담이든, 글이든 노래든,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흔들리며 살아가요.
그리고 그 흔들림을 붙들며 나름의 자리를 찾아가겠죠
어쩌면 살아간다는 건
‘흔들려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과정일지도 모르겠어요.
홈페이지를 정리하던 어제,
나는 바깥을 정돈하며 안쪽도 조금은 단단해졌음을 느껴요.
그리고 오늘 아침,
흔들림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문장을 품고
조금은 가볍게 하루를 시작해보려고 해요.
"흔들려도 괜찮아.
그건 살아있다는 증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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