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마토 하나 건넨 아침-게슈탈트심리치료사의 오늘

오늘 아침은…

왠지 모르게 몸이 무거운 아침이었습니다.

눈을 떴는데 마음 한쪽이 조용히 웅크린 느낌,

어떤 감정인지 딱 부르긴 어려운... 그런 날이 있잖아요.

그렇게 천천히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출근길, 익숙한 편의점에서

부산게슈탈트심리치료센터인

내 사무실로 가는 길, 늘 그렇듯 작은 편의점에 들렀습니다.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곳인데, 아침엔 늘 아내분이 가게를 지키세요.

2년 가까이 오가면서 얼굴은 익숙해졌지만,

단 한 번도 먼저 말을 걸어본 적은 없었네요.

그게 익숙했고,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죠.

그때

아내가 싸준 토마토 하나가 눈에 들어왔어요.

아무 이유 없이,

그걸 건네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냥 마음이 움직였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네요.

그래서 편의점 카운터에 계신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토마토 하나를 건넸습니다.

"오, 감동… 감동이에요."

그녀의 얼굴에 번진 미소는

예상하지 못한 따뜻함이었습니다.

내가 오히려 당황해서 얼른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죠.

작은 손짓이 만든 울림

문을 나서며 혼잣말처럼 스쳤습니다.

“얼마만일까, 내가 누군가의 삶에 먼저 노크한 게…”

그 조용한 손짓 하나가

내 하루를 부드럽게 흔들어 놓았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무언가 '큰 것'을 해야 의미 있다고 느끼곤 하지만,

어쩌면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건

그렇게 아주 작고 사소한 나눔일지도 몰라요.

몸은 여전히 무겁지만,

그 안에 조용히 피어오른 미소 하나가 있습니다.

오늘,

내가 누군가의 미소를 만들어낸 사람이었다는 사실.

그거면 충분히 괜찮은 하루가 아닐까요!?

"내가 오늘 문을 두드린 삶은 누구였을까?"

아니면…

"오늘 나를 향해 열린 미소를, 나는 잘 받아주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