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삶이 저를 초대할 때"-지금의 나
- cinogun
- 5월 8일
- 2분 분량
며칠 전부터 새로운 루틴을 시작했다.
오늘이 이 루틴을 실천한 지 3일째 되는 날이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바로 일어났고,
요가 매트를 깔고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마음은 꽤나 상쾌하고 평온하다.
나는 심리치료사다.
부정심리학을 공부해왔고,
매일의 상담과 삶 속에서
부정심리학의 렌즈를 통해 사람들의 내면과 만난다.
삶의 결핍, 고통, 공허, 두려움 같은
부정적 정서와 경험들을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들과 함께 머무르며
알아차리는 그 여정을 소중히 여긴다.
그렇기에 요즘 며칠간 시도한
이 긍정적인 행동 루틴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눈 뜨자마자 일어나기'라는 단순한 행동이
이렇게 나의 하루를 맑게 열어줄 줄은 몰랐다.
요가는 내 몸을 깨워주었고,
그림 그리기는 나에게 말 없는 대화를 건넸다.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가’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이 되어주었다.
그런데 이런 루틴을 블로그에 쓰려다 문득 멈칫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내가 한 이 루틴이 누군가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고,
나처럼 느끼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걱정은 권유에 의한 강요가 될 수도 있기에..
어떤 루틴이든,
그 효과나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니까 이것이 꼭 '좋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이 루틴을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내가 이 루틴을 실천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따라 해야 한다고 느끼게 만들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모두 온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잘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충분히 온전하기 때문에.
나는 내가 살아가는 방식을 누구에게 강요하고 싶지 않다.
그저 나에게 맞는 호흡을 찾고,
그 안에서 나를 돌보는 길을 찾아가고 싶다.
이 루틴은 어디까지나 ‘내’가 나를 위해 선택한 것이다.
어떤 날은 이어질 수도 있고,
어떤 날은 멈출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흐름 안에서 나는 나에게 물어본다.
“지금,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가?”
며칠 전, 한 지인이 독서 모임을
함께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해주었다.
나는 그 권유에 ‘예스’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내가 왜 ‘예스’를 했는지를 생각해보면,
단순히 마지못해 한 것도 아니고,
무언가 하고 싶어서 한 것도 아니다.
내 마음은 그 중간쯤 어디쯤 있었다.
딱히 동기가 뚜렷하지 않았지만,
분명히 거절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지금의 삶이 나를 부드럽게 초대한 느낌이었고,
나는 그 초대에 조심스럽게 응했다.
요즘 나는 '의미 있는 선택'보다는
‘응답하는 마음’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내가 뭔가를 주도적으로 ‘하려고’ 하기보다,
삶이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 ‘응답해보는’ 태도.
그것은 억지로 나를 밀어붙이지 않게 해주고,
동시에 멈춰 있지 않도록 작은 물결을 일으켜준다.
독서 모임에 참여하기로 한 것도,
그런 응답 중 하나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살아있다’는 감각으로 이 선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나는 내가 시도한 루틴이 무엇을 해냈는가보다,
내가 무엇을 느꼈는가에 더 귀를 기울이고 싶다.
무언가를 하든 하지 않든,
그 자체로 우리는 온전하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당신도 이미 충분하다고.
지금 이대로도.
삶이 나를 초대할 때,
나는 그 부름에 응답하고 싶다.
지금의 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