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싶은 마음이 내게 말을 걸 때”-게슈탈트심리치료
- cinogun
- 4월 21일
- 2분 분량

🌿 오늘 아침, 내 마음에 머무는 고민 하나
오늘 첫 내담자와의 상담을 앞두고
문득 마음에 머무는 생각이 하나 있어 글로 적어봅니다.
이 내담자는 종종 이런 말을 해요.
“지적당한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그러면서도 곧 덧붙이죠.
“상담자 선생님이 저를 지적하려고 한 건 아니라는 건 알아요.
그래도 그런 느낌이 들어요.”
우리는 이미 몇 차례 ‘지적’이라는 단어와
그 안에 담긴 감정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 말이 내담자의 마음속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러 있었는지도,
그 단어가 불러오는 감각이 내담자에게 어떤 무게로 다가오는지도…
그래서인지,
내담자가 그 이야기를 꺼낼 때면 저는 그 말에 쉽게 지나치지 못합니다.
그 느낌이 머물러 있는 자리,
그 말의 울림이 퍼지는 공간에 저도 함께 머물고 싶어집니다.
“지적당했다”는 감정 뒤에는 아마도 과거의 경험들이 켜켜이 쌓여 있겠지요.
스스로를 방어해야 했던 순간들,
비난처럼 들리는 말 앞에서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던 장면들.
그 기억들 속에서 지금의 말이 되살아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상담자로서 그 자리에서 가볍게 지나치지 않으려 합니다.
말보다 감정에,
감정보다 그 사람의 살아 있는 경험에 함께 머무르기 위해.
그런데요,
이런 마음과 함께 또 하나의 마음이 고개를 듭니다.
내담자의 반응을 들은 순간,
저는 제 안의 또 다른 속삭임을 알아차립니다.
“나는 좀 더 잘하고 싶어.”
이 마음은 참 조심스럽고도 미묘한 결을 가지고 있어요.
상담자로서의 ‘성장 욕구’일 수도 있고,
내담자의 반응에서 ‘내가 뭔가 잘못했나?’라는 불안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고,
혹은 단순히 ‘이 관계가 더 깊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가끔은 이 마음이
저를 내담자의 감정 옆에서 살짝 비켜나게 하는 건 아닐까,
내담자와 함께 있는 듯하면서도
어쩌면 저 혼자 어딘가를 향해 움직이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면 마음이 고요해집니다.
그리고 잠시 제 안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좀 더 잘하고 싶은’ 내 마음이
과연 지금 여기,
내담자와 함께 있는 이 자리에서
어떤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무엇을 밀어붙이고,
무엇을 멈추게 하는지…
오늘 아침,
저는 이 두 마음 사이에 서 있습니다.
하나는 내담자와 함께 머물고 싶은 마음,
다른 하나는 더 잘하고 싶은 마음.
이 두 마음이 싸우지 않고,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그저 같이 머물 수는 없을까…
그것이 오늘 저의 조용한 고민입니다.
게슈탈트심리치료사는 늘 알아차림을 연습합니다.
때로는 자기 안의 마음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내담자와의 관계 안에 새로운 공간이 열릴 수 있겠지요.
그 공간이 오늘 하루도
내담자와 저를 더 깊이 연결시켜주기를 바라며
긴장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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