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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보이면 안 되는 아이”-게슈탈트 심리치료


게슈탈트 심리치료

“혼자 있는 게 너무 힘들어요.”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렇게 말하며 상담실 문을 열었어요.

누군가 곁에 꼭 있어야 할 것만 같다고,

혼자 하는 공부도, 혼자 있는 방도…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고 했어요.

그 말 안에는 오래 참고 견뎌온 마음이 조용히 울고 있었어요.

그녀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지만

자기 안에 있는 마음을 꺼내 보이는 건

여전히 어렵다고 했어요.

“슬픔을 보이면, 약한 사람 같잖아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지만,

그 웃음 뒤에는 오래된 두려움이 서 있었어요.

“슬픔을 보이면 안 돼요.”

그녀는 대화 중에도 여러 번 이 말을 반복했어요.

이 말은 그냥 습관처럼 튀어나온 게 아니었어요.

어릴 적부터 배워온 삶의 규칙 같았어요.

“어릴 때 엄마가 너무 힘들어하셨어요.

내가 슬퍼하면, 엄마는 더 슬퍼질 것 같았거든요.”

그녀는 장녀였고,

그래서 언제나 단단해야 했고

마음이 무너질 때도 허락되지 않았어요.

그녀는 ‘강한 사람’이 되어야 했어요.

눈물도 꾹 참아야 했고,

“괜찮아”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요.

덩치가 커질수록 마음은 점점 작아졌지만

그 마음을 꺼내어 보여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그래서 나는 더 조심스러웠어요.

그녀의 마음 가까이에 가는 게,

그 마음을 쉽게 건드리는 게

오히려 벽이 될까 봐서요.

그런데 그녀가 이렇게 말했어요.


“혼자 있었던 적은 없어요.”

그 말이 오히려 나를 더 멈춰 세웠어요.

그녀는 외롭다고 말했는데,

한 번도 혼자 있지 않았다고 하니

그 말이 참 이상하게 다가왔어요.

그러다 우리는 그녀의 어린 시절로 내려가게 되었어요.

아빠의 부재, 엄마의 눈물,

어린 그녀가 해야 했던 보호자의 역할.

그리고 그런 환경 속에서 자란 그녀는

연인이 생겼을 때

처음으로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경험했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마저도 끝이 있었고

이별의 아픔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어요.

그녀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 했고,

그 욕구는 스스로에게조차 허락되지 않았어요.


그때 나는 말했어요.

“당신은 울타리가 필요하셨던 거 같아요.”

그 말이 닿자

그녀는 잠시 숨을 멈추듯 고요해졌고

곧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누구 앞에서도 보이지 않았던 눈물이었어요.

많은 시간이 흐른 뒤, 그녀는 울다 말했어요.

“그런 내가… 안쓰러워요.”

그 말에서 나는

그녀가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지키기만 했던 아이,

울고 싶었지만 울지 못했던 아이,

그 아이를 그녀가 조금씩 껴안기 시작한 것 같았어요.

오늘 그녀는

누군가 앞에서 처음으로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그녀에게 그 순간은 낯설고 어쩌면 불편했을 수도 있지만

나는 믿어요. 그 순간이 오히려

그녀 자신을 향한 가장 깊은 배려였다는 걸.

다음에도 그녀가 다시 상담실 문을 열어줄 수 있을까.

나는 기다리게 될 것 같아요.

그녀가 자기 마음에 더 다정해지기를,

그리고 이제는 슬픔을 감추지 않아도 괜찮다고

조금씩 느끼게 되기를.

게슈탈트 심리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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