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검색

부산심리상담 I "헤어짐이 힘든 이유, 저는 작별인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9월 5일
3분 분량

부산심리상담

지난주 (부산게슈탈트심리치료센터)에서 집단상담을 진행했어요.

다행히 해운대, 장산역 근처에서 장소를 구했어요.

​

주말 이틀 동안 함께 만나고, 접촉하고,

서로를 경험하는 시간이었어요.

​

매년 한 번씩 진행해 오던 집단상담이었는데,

올해는 유난히 마음이 많이 움직였어요.

그래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한 번 더

진행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슈탈트 집단 안에서는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났어요.

평소에는 차마 꺼내지 못했던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고,

늘 참고 살아왔던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어요.

​

누군가는 울었고,

누군가는 크게 웃었고,

누군가는 처음으로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

그 모습을 지켜보며 저 역시 여러 번 울컥했어요.

그리고 또 여러 번 웃었어요.

사람들이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은

언제 봐도 참 아름다운 것 같아요.

저에게 (부산게슈탈트) 집단상담은 특별한 의미가 있어요.

상담을 처음 공부하던 시절부터

저는 오랫동안 집단상담에 참여했어요.

​

매주 같은 시간에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웃고, 울고,

때로는 다투기도 하면서 우리는 조금씩 가까워졌어요.

​

그 안에서 저는 처음 경험하는 것들을 많이 만났어요.

누군가에게 소속된다는 느낌.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진다는 경험.

그리고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

​

그것은 제가 살아오면서 그렇게 많이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것이었어요.

참 좋은 기억들이예요.

​

그런데 (부산게슈탈트) 집단이 끝나는 날이면 늘 마음이 이상했어요.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도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어요.

​

그런데 신기하게도 저는 그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않았어요.

집단이 끝나면 사람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아쉬움을 표현했지만 저는 늘 바쁘다는 핑계를 댔어요.

​

"먼저 가볼게요."

"다음에 또 봬요."

그렇게 서둘러 자리를 떠났어요.

작별 인사를 길게 하지 않았고,

헤어지는 순간을 제대로 마주하지도 않았어요.

​

그 당시에는 왜 그런지 몰랐어요.

오히려 담담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제 자신을 돌아보면서 비로소 알아차리게 되었어요.

​

"내가 헤어짐을 경험하는 것이 힘든 사람이었구나."

​

그 사실을 깨닫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좋아서 떠난 것이 아니었어요.

관심이 없어서도 아니었어요.

오히려 너무 좋았기 때문이었어요.

정이 들었고,

가까워졌고,

소중했기 때문에 헤어짐을 마주하는 것이 힘들었던 거예요.

​

그래서 작별의 순간을 피하려 했던 것 같아요.

상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 느끼고 싶어서요.

이번 집단 안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발견했어요.

몇몇 집단원들은 누군가에게 다가가고 싶어 했어요.

더 이야기하고 싶어 했고,

더 친해지고 싶어 했어요.

그런데 동시에 망설였어요.

​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과 두려움이 함께 있었거든요.

혹시 거절당하면 어떡하지.

혹시 내가 부담스러운 사람이 되면 어떡하지.

혹시 내가 먼저 다가갔는데 상대가 원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그 마음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 안에 존재하는 것 같아요.

​

우리는 흔히 사람을 좋아하면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

정말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일수록 더 조심스러워지기도 하거든요.

왜냐하면 상처받고 싶지 않으니까요.

거절당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어쩌면 우리 모두는 관계 안에서

 비슷한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가는지도 몰라요.

​

가까워지고 싶지만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

연결되고 싶지만 거절은 두려운 마음.

그래서 한 발 다가갔다가도 다시 물러서고,

마음을 열었다가도 다시 닫곤 하는 것 같아요.

​

하지만 이번 부산게슈탈트(부산심리상담)집단에서 저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보았어요.

​

두려움이 사라져서 관계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요.

두려움이 있어도 조금씩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요.

​

어색해도 이야기할 수 있고,

망설여도 손을 내밀 수 있고,

거절당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연결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을요.

집단이 끝나갈 무렵,

사람들의 표정은 처음과 많이 달라져 있었어요.

​

조금 더 편안해 보였고,

조금 더 따뜻해 보였고,

조금 더 서로를 향해 열려 있었어요.

​

그 모습을 보며 저 역시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

관계는 참 신기한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상처받은 것도 관계인데,

결국 우리를 치유하는 것도 관계니까요.

​

어쩌면 우리가 진짜 원하는 것은 완벽한 관계가 아니라

안전한 관계인지도 모르겠어요.

​

실수해도 괜찮고,

거절이 두려워도 괜찮고,

망설여도 괜찮은 관계.

그 안에서 우리는 조금씩 사람에게 다가가는 법을

다시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

집단이 끝난 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모두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구나.

다만 상처받을까 봐 조심하고 있었을 뿐이구나.

​

그리고 언젠가는 조금 더 편안하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당신과 더 가까워지고 싶어요."

"당신과 연결되고 싶어요."

"당신이 좋아요."

​

그 말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관계 말이에요.

​

집단을 마치며 저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했어요.

이제는 헤어짐이 두렵다고 해서 도망가지 않아도 되겠구나.

​

그리고 누군가에게 가까워지고 싶다는 마음도

조금 더 솔직하게 표현해도 되겠구나.

​

"그러니 우리도 이제 이렇게 해도 되죠?"

 
 
 

댓글


© 2025 부산게슈탈트심리치료센터. All rights reserved. 사업자번호 775-94-01679 · 대표 송정철. 환불정책. 자료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