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바위가 되고 싶은 적 있나요?”-게슈탈트 심리치료
- cinogun
- 8월 1일
- 2분 분량

그는 요즘 직장에서 상사와의 관계가 힘들다고 했어요
눈빛 하나, 말투 하나에도 금세 마음이 상한다고.
그런데도 어필은 하지 않는대요.
대신 “이직할까 봐요”라는 말을 조용히 꺼냈어요.
그가 택한 방식은 대면보다 도망으로 보였어요.
감정을 표현하는 대신 거리를 두고,
그 거리는 결국 단절로 이어지는..
“나는 항상 거리를 둬요.”
누군가 다가오면 불편하고,
너무 멀어지면 그게 또 아플까 봐
먼저 멀어지려고 한다고 해요.
그렇게 한 사람, 두 사람…
어느 순간 곁엔 아무도 남지 않았죠.
“이러다 결혼식에 하객도 없을 것 같아요.”
그 말 속엔 웃음도,
눈물도 같이 느껴졌어요.
작년,
오래 만난 여자친구와 헤어졌을 때도
같은 패턴이었다고 해요.
그녀가 이별을 말했을 때,
그는 “내가 뭘 잘못했는지 말해달라”고 했다고.
그래서 내가 조심스럽게 말했어요.
“그녀의 마음에 관심을 갖기보다,
당신이 뭘 잘못했는지에만 집중했군요.”
이 말에 그는 잠시 멈칫하는 모습으로
있다가 말을 이었어요.
“…사실, 바위가 되고 싶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그가 얼마나 오래 외로웠는지를 느껴졌어요.
자기 안의 모든 감각을 꺼두고,
무딘 척하며, 센 감정도 피하고,
상처도 덜 받으려는 선택.
그게 바로 ‘바위처럼 사는 법’이라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는 대단히 센스티브한 사람이에요
작은 눈빛에도 반응했고,
숨겨진 감정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당신은 어쩌면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에요.”
이 말에 잠시 뒤 그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리고 다시 말했어요
“저는 인간으로 사는 것보단,
바위처럼 사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그 말을 듣고 나는 천천히 그에게 말했어요.
“그것은.. 당신의 생명의 에너지예요.
그 예민함, 그 감각들,
그건 살아 있다는 증거 아닐까요.”
이 말을 들은 그의 눈이 조금 커졌어요.
무언가 깨닫는 듯한 표정이, 아주 잠깐.
살다 보면, 너무 아픈 날들이 있어요.
누구나 한 번쯤은 바위가 되고 싶어 하죠.
단단해지고 싶고, 감정을 없애고 싶고,
그냥 멈추고 싶어서요.
하지만 진짜 삶은 바위가 아닌 사람으로
사는 것이 아닐까요?
흔들려도 좋고, 아파도 괜찮고,
그렇게 감정이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가 살아 있다는 징표니까.
게슈탈트 심리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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