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외로움을 배우고 있나요"-부산심리치료
- cinogun
- 2025년 12월 13일
- 2분 분량

사람은 존재적으로 외로움을 타고나는 걸까요?
저는 아주 오래전부터 외로움을 느끼며 자라왔어요.
2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지만,
부모님은 늘 자신들의 문제로 바쁘셨죠.
어린 저를 향한 사랑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그 사랑이 제게 닿기엔 늘 너무 멀리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자연스레 외로움과 친구가 되었답니다.
어느 날 누군가의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외로움은, 마땅히 나에게 관심을 주어야 할
대상이 그렇지 않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그 말이 제 마음속 깊은 곳을 건드렸어요.
그래서인지, 외로움이란 단어는 제게 낯설지 않은 친구처럼 느껴졌어요.
며칠 전, 열 번째로 만난 그도 저와 다르지 않았어요.
그를 처음 봤을 때부터 유난히 눈빛이 깊은게 인상이 남아요.
겉으론 밝고 건장한 청년 같았지만,
대화 속에 담긴 말들은 어딘가 쓸쓸했어요.
그날 우리는 마주 앉아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는 이렇게 말했어요.
“누군가가 저에게 관심이 없어서,,,
제가 저에게 관심을 두는 거예요.”
그 말을 들었을 때, 제 안에서 무언가 울컥 올라왔어요.
스스로를 돌보는 것은 분명 건강한 모습이지만,
그 문장 안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외로움’이 숨어 있었거든요.
그 말은 혼자서 견뎌온 시간,
누군가에게 닿지 못한 마음의 기록 같았어요.
그는 매일 아침 학교 운동장을 걷는다고 했어요.
혼자 걷는 게 익숙하지만,
사실은 누군가와 나란히 걷고 싶다며...
그리고 어두워지는 저녁이 되면,
친구의 전화 한 통을 기다린다고 했어요.
그는 ‘관계’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던 거예요.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한다는 건,
결국 자신 안의 외로움을 인정하는 일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는 외로움 속에서 나름의 방법으로 연결을 꿈꾸고 있었던 거죠.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그는 두꺼운 심리학 전공서를 꺼내 보였어요.
“그래도 거의 다 읽었어요.
재미도 있지만, 그냥 끝까지 읽어보고 싶어요.”
그의 진심이 전해져서 물었어요.
“끝까지 읽고 싶은 이유가 있을까요?”
그는 살짝 쑥스러운 표정으로 웃으며 대답했어요.
“선생님의 칭찬이 듣고 싶었어요.”
그 순간, 제 마음이 저려왔어요.
그랬구나… 누군가의 인정이,
그 한마디가 그렇게 그리웠던 거구나.
저는 조용히 웃으며 말을 건넸어요.
“참 잘하셨어요. 대단해요.”
그제야 그는 아이처럼 활짝 웃었어요.
그 웃음이 너무 따뜻해서,
제 마음에도 온기가 느껴졌어요
그의 웃음은 잠시였지만, 오랜 시간 외로움에 젖어 있던 제 마음을 다정히 연결되었어요.
시간이 다 되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그가 툭 건네듯이 말했어요
“선생님이 일주일에 한 번은 먼저 연락을 주시면 좋겠어요.”
그 말을 남기고 돌아서는 그의 뒷모습이 커져보였어요
큰 체격의 성인이지만,
그 순간 제 눈엔 작은 아이처럼 보였어요.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와 주길,
“괜찮다”는 말을 한 번쯤 들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어제 이후, 생각에 잠시 머물렀어요
사람은 어쩌면 존재적으로 외로움을 타고나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고요.
하지만 그 외로움은 나를 고립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연결되고 싶은 마음’을 깨닫게 해주는 신호일지도 ...
그의 말처럼,
누군가가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아 내가 나에게 관심을 주는 그 시간조차
어쩌면 내가 내 삶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겠죠.
하지만 누군가의 시선이 닿을 때,
누군가가 “괜찮아요”라고 말해줄 때,
그 외로움은 조금 작아질 것 같아요.
그를 통해 저는 또다시 저의 외로움 앞에 섭니다.
외로움은 결코 약함이 아니라,
사람을 향한 마음의 표현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그 마음을 들여다보는 순간,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진다는 사실을요.
서로를 향해,
그리고 나 자신을 향해요.
부산심리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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