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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고 싶지 않았던 그 사람을 닮아갈 때"-알아차림

"그녀가 떠날까 무서워요."

그는 직업 특성상 긴 시간 바다 위에서 살아야 했어요.

육지를 밟는 시간보다

수평선을 바라보는 날들이 더 많았고,

그래서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늘 짧고 아쉬웠다고 했어요.


만남은 늘 바쁘게 시작되었고

늘 조심스럽게 끝났대요.

항상 다음 바다를 앞두고 있었으니까요.

그녀는 그런 만남에 지쳐가고 있었고,

그는 그저 붙잡지도 못한 채

그녀의 등을 바라보며 많이 울었다고 했어요.


그는 그렇게, 바다 한가운데에서

편지를 쓰고, 또 지우고,

그녀를 향한 그리움과 미안함을

바람에 흘려보냈다고 했어요.

"처음엔 바다가 좋아서 시작했는데요...

지금은 그냥, 혼자가 익숙해졌어요."


그가 내뱉은 말에,

나는 그 외로움이 얼마나 오래 그를 따라다녔을지

조금은 알 것 같았어요.

그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고,

자신을 미워하게 됐대요.

그리고 그 미움은

자신의 어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갔어요.


"배를 타던 아버지를 원망했어요.

그리고 그 아버지 곁에서 늘 외로웠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내가 지금 그녀에게 하고 있는 일이... 너무 닮아 있는 거예요."

그는 고개를 숙였고,

작은 웃음을 지으며 눈물을 흘렸어요.

"내 안에 엄마의 목소리가 있어요.

'그만해... 그만 상처 줘...'

그 말이 계속 들려요."


그는 어린 시절,

슬픈 눈으로 아버지를 기다리던 어머니를 떠올렸고,

그 모습과 지금의 그녀가 겹쳐 보였다고 했어요.

그래서 더 두려웠고,

더 붙잡고 싶었고,

더 미안했다고요.


"나는 아빠 같은 사람이 되기 싫었어요."

그가 힘겹게 꺼낸 말 한 줄이

상담실 안을 가득 메웠어요.

그 말 속엔,

아버지를 닮아가는 자신을 향한 분노와 슬픔,

그리고 되풀이되는 외로움의 악순환을

끊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었어요.


"아... 당신은

아빠와 닮은 당신이 싫었던 거군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는 더는 웃지 않았고

그저 조용히, 많이 울었어요.

이 상담실 안엔

말보다 눈물이 많았고,

이야기보다 한숨이 더 깊었어요.

하지만 그 눈물 속에서

나는 그가 얼마나 사랑하고 싶었는지,

얼마나 사랑받고 싶었는지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알아차림

사랑은… 때때로

자신을 마주보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그는 조금씩, 알아가고 있었어요.


게슈탈트 알아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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