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를 좋아할 이유가 있을까?-게슈탈트 두려움
- cinogun
- 5월 7일
- 2분 분량

“선생님은 왜 저에게 이렇게 잘해주시나요?”
몇 년 전부터 상담을 받고 있는 내담자가
어제 내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질문을 들은 순간,
한참을 멈춰 서 있었습니다.
무심코 나오는 말들이 있었지만,
그런 말로는 이 질문을 충분히 받아낼 수 없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어… 이유가 있나?”
솔직히 말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그저 그렇게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녀가 이 질문을 나에게 꺼낼 수 있을 만큼
용기를 냈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그 말 이면에 깃든 아픔이 떠올랐습니다.
전남편의 가스라이팅과 폭력.
그 앞에서 그녀는 늘 자신에게 이렇게 물었을 것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좋아할 이유가 있을까?”
“모두가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
“내가 뭘 잘못했을까?”
“나는 왜 이렇게까지 미움받아야 할까?”
이 질문은 단순한 궁금함이 아니었습니다.
그녀의 삶을 꿰뚫고 있는 오래된 상처였고,
그녀가 여전히 나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는 고백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의 모습에서 나를 떠올린다고요.”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세상 모두가 나를 싫어하는 것 같고,
아무리 애를 써도 사랑받지 못할 것 같고,
내가 누군가에게 귀한 존재일 리 없다고 믿었던 시간.
그때 나는 나조차 나를 싫어했습니다.
거울을 보면 스스로가 한심하고,
누군가 다가오면 그 사람이 나를 실망할 거라며
먼저 거리를 두었습니다.
거절당하기 전에 먼저 나를 지워버리곤 했죠.
그 시절의 나는,
지금의 당신과 참 닮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있어요.
아니,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당신을 보면 그 시절의 내가 떠오르기 때문이에요.
나는 지금의 당신에게 화가 나지 않아요.
답답하지도 않고, 귀찮지도 않고,
그저… 마음이 아픕니다.
그 누구보다 노력하고, 견디고, 또 애써왔던
당신의 시간이 보이기 때문이에요.
“나는 당신을 미워하지 않아요.”
“그리고 당신을 경외하는 눈으로 보고 있어요.”
누군가가 이런 말을 자신에게 해준 적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느낍니다.
당신이 이렇게까지 살아온 시간,
한 번도 포기하지 않고 지금 여기까지 온 그 여정을
내가 어떻게 쉽게 여길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누군가를 존경할 때
거창한 성취나 탁월한 능력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내가 존경하는 사람은
부서지고, 깨어졌지만 다시 일어서려는 사람입니다.
한 걸음도 쉽지 않은 길을, 매일 걸어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 있는 당신이 그런 사람입니다.
“왜 잘해주시냐”는 질문은,
“정말 괜찮은 사람일까?”라는 두려움 속에서
건네진 것일지도 모릅니다.
혹시라도 내가 실망할까봐,
거절할까봐,
이 마음마저 무너질까봐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묻는 한 마디였을지도요.
그 마음을 안고 건넨 당신의 질문 앞에서,
나는 오히려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당신이 나를 믿고,
그토록 무서워했던 질문을 건넬 만큼
나를 받아들여주었기에.
이제는 나도 말하고 싶습니다.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를.
굳이 이유를 대지 않아도 좋아할 수 있다는 것을.
당신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그 말이, 언젠가 당신의 내면에도 스며들기를.
그래서 언젠가는 당신도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나를 미워하지 않아.”
“나는 내 존재를 귀하게 여겨.”
당신이 그렇게 자신을 품어 안을 수 있을 때까지,
나는 이 자리에 있을 거예요.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만나는 이 자리에서,
조용히 그리고 진심으로 함께할게요.
이 글을 보고 있을 당신에게..
게슈탈트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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