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이 나를 죽이려고 할 때"-부산심리치료
- cinogun
- 9월 7일
- 2분 분량

그가 처음 방문한 날이었어요.
“나는 아직 어른이 아닌 것 같아요.
일을 하고 있지만 늘 흔들리고,
혼자라는 외로움이 나를 더 지치게 해요.
잘하려는 마음은 큰데, 늘 마음대로 되지 않고…
그래서 자꾸 나 자신을 원망하게 돼요.”
이 말을 하면서 그는 자꾸 몸을 움찔거렸어요.
긴장과 두려움이 섞여 있는 몸짓이었죠.
나는 그가 더욱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우리는 같이 그의 내면의 아픔으로 들어가기로 했어요.
그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어요.
“나는 미혼이고,
엄마와 함께 살고 있어요.
아빠는 내가 중학교 3학년 때 췌장암으로 돌아가셨어요.
그때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늘 어른이 되지 못한 채 멈춰 있는 기분이에요.
여동생은 결혼해서 독립했지만,
나는 여전히 혼자 발버둥치며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그에게 가장 자주 찾아오는 감정은 ‘외로움’이었어요.
일하는 루틴이 깨질 때마다 그는 자신을 탓했죠.
“내가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하는 의문이 따라왔고,
꾸준히 하지 못하는 자신을 나무랐어요.
운동도, 돈 관리도, 인간관계도…
늘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말했어요.
“나는 모든 영역에서 다 잘하고 싶었어요.
마치 왕좌에 올라야만 하는 것처럼요.
잘해야만 인정받고, 관심받을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늘 긴장했어요.
이번에도 잘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게 내 마음속의 과제였어요.
하지만 그 과제는 끝나지 않았어요.
늘 이어졌고, 나는 지쳐갔어요.”
그는 또 분노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어요.
어린 시절부터 ‘잘해야 한다’는 기준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늘 압박에 시달렸다고 했어요.
그래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믿었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끝없이 몰아붙였죠.
하지만 결국 무너졌다고 고백했어요.
그의 이야기는 과거의 깊은 상처로 이어졌어요.
“군대 시절,
극한의 외로움과 압박 속에서 공포탄으로 자살 시도를 했어요.
정신병원에 두 달 동안 입원하기도 했죠.
.........
하지만 내가 가장 깊이 느끼는 건 외로움이에요.
아무리 노력해도 채워지지 않는 감정…
혼자서 버티려다 보니 더 깊어지는 구멍 같아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이렇게 물었어요.
“그래서 당신을 미워하는 거네요.
죽이고 싶을 만큼요.”
순간 그는 멈췄습니다.
그의 시선은 공허했고, 그 안에 담긴 감정은 분노와 두려움,
그리고 끝없는 슬픔이었어요. 자신을 향한 미움,
그리고 동시에 자신을 지켜내고 싶은 갈망이 같이 있었던 거죠.
나는 그가 결국 어른이 되고 싶어 한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그에게 ‘어른’이란 독립적이고,
평온하며, 초연한 존재였어요.
하지만 지금 그는 여전히 흔들리는 보통사람이었죠.
특별하지 않다는 사실이 불안을 키웠고,
그 불안은 무절제한 소비로, 또다시 자책으로 이어졌아요.
그럼에도 그는 완전히 희망을 놓지 않았어요.
“어떤 형을 만나 긍정적인 동기부여를 받기도 했어요.
루틴을 만들고 작은 성취를 쌓으면,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가벼워져요.”
그 말에서 나는 안심이 되었어요.
외로움에 잠식되지 않고도, 여전히 삶을 붙잡고 싶은 마음.
그게 그를 지탱하는 힘이라는 걸요
그와 나는 아직 답을 찾지 못했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여전히 찾고 있다는 거예요.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질문을 포기하지 않는 한, 그는 이미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요?
나는 이렇게 마음 속으로 말했어요.
“당신이 어른이 되는 길은 완벽함이 아니라,
버티며 살아내는 그 자체인 것 같아요.."
부산심리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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