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도 상담처럼, 마음을 건넬 수 있다면-게슈탈트심리치료
- cinogun
- 6월 2일
- 2분 분량

"감정을 담아서 연주해보면 어때?"
그 질문에 돌아온 건 예상치 못한 눈빛이었어요.
어쩔 줄 몰라하는, 흔들리는 아이의 눈.
나는 단지 음악이 조금 더 따뜻해지길 바랐던 마음이었는데,
그 아이에게는 어떤 벽처럼 느껴졌나 봐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나 역시 그림을 그리며
그 질문을 다시 떠올리게 됐어요.
"감정을 담는다는 건, 도대체 뭘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꽤나 개인적인 시도였어요.
무언가를 잘 해내고 싶다기보다는,
그저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꺼내보고 싶어서였죠.
하지만 막상 완성된 그림들을 바라보면
이상할 만큼 ‘무감각’하더군요.
그림 자체는 나름 정리되어 있었지만,
거기엔 ‘나’라는 흔적이 보이지 않았어요.
기술로 그렸지만, 마음은 빠져 있었던 거죠.
그때 깨달았어요.
‘나는 그림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이 그림을 보며 누군가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었던 걸까?’
사실 그동안의 나는 ‘표현’보다는
‘재현’에 가까운 그림을 그렸던 것 같아요.
기술은 연습하면 나아지겠죠.
하지만 감정을 담는다는 건 기술만으로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게슈탈트 심리를 공부하면서,
슈퍼바이저 선생님께 들었던 말이 자꾸 생각나요.
“기술로는 그 사람을 온전히 만날 수 없어요.”
이 말은 상담에서뿐 아니라,
그림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상담엔 수많은 기법이 있지만,
결국 그 길은 존재와 존재가 만나는 ‘접촉’으로 이어져야 해요.
그 길은 기술로 포장되지 않고,
존중과 배려, 친절과 따뜻함 같은 것들로 다져져야 하죠.
어쩌면 그림도 그렇지 않을까요.
기술로 완성된 작품이 아니라,
그 안에 나의 흔들림과, 나의 따뜻함,
나의 결핍과 나의 고백이 들어가 있을 때
그림은 사람의 마음을 두드릴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리는 데 조심스러워지는 이유는,
더 이상 ‘잘 그리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을 솔직하게 담고 싶다는..
나의 바람이 생겼기 때문일지도 몰라요.
그건 어쩌면, 내가 상담이라는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마음의 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에서 결국 ‘존재의 온도’ 같은 걸 만나게 되니까요.
그림이 기술을 넘어서 감정이 되고,
감정이 다시 ‘만남’이 되는 순간.
그건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내 존재가 누군가에게 닿는 길이기도 하니까요.
오늘 아침,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나는 이제 그 길 위에 서 있구나.’
기술보다 길을 선택한 마음,
그 마음이 언젠가 나의 그림에도 스며들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어요.
마음을 담는다는 건,
어쩌면 처음엔 낯설고 두려운 일이에요.
하지만 조금씩 용기를 내어 나의 이야기를,
나의 감정을 담다 보면
언젠가 나도 모르게 ‘닿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겠죠.
그리고 그것이 나의 길이 되겠죠
#게슈탈트심리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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